추운 새벽 2시 반쯤, 친구에게 메일을 쓰다가 문득 기억의 시작과 끝에 대한 생각을 했다. 주고받는 대화가 오랜만에 마음을 두근거리게 했던, 그러나 지금은 연락을 하지 않는 이와의 첫 만남, 20군데 넘게 지원을 했으나 면접에서 계속 떨어져 온갖 스트레스에 허덕이다 취직한 회사에 처음 출근한 날의 긴장감, 매일 가는 슈퍼마켓에서 진열된 걸 구경만 했을 뿐 머릿속으로 맛을 상상만 하다 처음으로 구입해서 먹어본 감자과자를 입에 넣었을 때의 맛, 아마 이걸 기억하는 사람이 지구상에 존재할까 싶은, 내가 태어났을 때의 기억. 기억에 대해서 끊임없이 생각을 하게 된 밤이 있었다. 어떤 것은 정말 선명해서 그날의 날씨와 내 앞에 서있는 사람의 얼굴과 복장까지도 기억이 나다가도 그 외의 다른 기억, 취업 활동을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