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되면 죽어야지, 그 추레한 나이를 어떻게 견디고 살아? 마흔 되기 전에 뭐든 이루지 않으면 일단 실패 아닌가. 마흔 넘은 뒤에는 그저 견디는 삶만 남잖아, 다 져버린 삶. 20대 초반, 친구들과 둘러앉아 이런 이야기를 나누던 게 생각난다. 이런 대화는 힘이 세서 혼자 남겨진 뒤에도 귓속에서 숱하게 되풀이되었다. 정말 오래된 이야기인데도 이 말들은 여전히 생생하다. 물론 그 생생함과는 다르게 시간은 정신없이 흘러갔다. 20대 후반에 결혼하여 10년간 직장 생활을 이어갔으며, 그 와중에 딸아이도 둘 낳고 키웠다. 이혼도 했다. 시와 산문을 쓰는 사람이 되었으며, 글을 쓰고 만지는 일, 글 쓰는 이들을 보살피는 일을 업으로 삼는 사람이 되었다. 기획자와 활동가의 정체성 또한 키워가고 있다. 그러는 동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