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 강아지 데리고 타면 안 돼. 못 타, 못 타.” 버스 기사 아저씨는 손을 휘휘 젓는다. 순간 이동장 안에 있는 만지가 너무 불쌍해진다. 아니, 만지를 불쌍하게 만드는 건 나였다. 기사 아저씨 앞에서 한 마디도 못하고 버스에서 내리는 내가 만지를 불쌍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만지의 존재가 부끄러운 것도 아닌데, 나는 이런 순간마다 이상하게 작아진다. 한번은 만지와 산책을 하다가 이런 일도 있었다. 만지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예쁜 외형을 지니지 않았다. 새까맣고 다소 푸석한 털에 긴 허리, 투박하게 짧은 다리를 가지고 있고 주둥이는 얼굴에 비해 지나치게 두껍고 길다. 귀는 예쁘게 접히거나 서 있지 않고 반쯤만 어색하게 접혀 있다. 그런 만지를 보고 지나가던 아이들이, “못생긴 개다, 못생긴 개야.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