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에세이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불안-일기 쓰기 일기를 쓰기 시작한 건 자기계발이나 대단한 계획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 SNS를 통해 자유롭게 발언하는 것이 심리적으로 어려워졌기 때문이었다. 나의 말이 누군가에게 어떻게 해석될지, 말하지 않은 부분이 계속해서 탈락하고, 나아가 그것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까 두려운 마음이 점점 더 커지면서 결국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를 틀어놓고 일기를 쓰기 시작한 것이 어느새 습관이 되었다. 소설 『토지』의 작가 박경리 또한 아무도 없는 집에서 TV를 켜놓곤 했다고 한다. 공백을 채우려는 이 습관이 어떤 정신작용에 의한 것이라면, 왜 인가? 주위 사람들은 이런 나의 습관을 기이하게 여기거나 걱정스러워하거나 재미있어한다. 그들의 반응처럼 다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