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전거를 아주 잘 탄다. 어릴 때부터 두발자전거를 타고 양손을 높게 들어 만세 포즈를 취한 상태로 동네를 빨빨거리며 돌아다닌 경험들이 모두 자전거 실력에 도움이 되었다. 어릴 때 가장 좋아하던 자전거 코스는 주공 7단지에서 주공 8단지로 내려오는 급경사 길이었다. 높은 곳에서 빠르게 앞으로 돌진해나가다 보면 꼭 내가 허공을 날고 있는 기분이 들어 가슴이 후련해지곤 했다. 나는 몇 번이고 다시 그 오르막길을 오르고 내리길 반복하면서, 수없이 넘어지고 무릎이 깨졌지만, 다행히 아직 남아있는 흔적은 없다. 중학교에 들어가게 되면서 나의 라이딩은 끝이 났다. 아무래도 다른 동에 사는 친구들이 생기니 함께 하교하고, 걷고, 놀기 위해서는 자전거가 없어야 했으니까. 버스를 타고 등하교해야 하는 고등학교를 진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