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으로서의 삶_번외
- 암삵의 삶: 위단비(연재 종료)
- 2019. 4. 12. 09:27
인체 모델일을 한다고 하면 다들 그게 무슨 일인지 되묻곤 한다. 그럼 적당한 선에서 드로잉 모델이라고 소개하고 판단에 따라 누드로 작업한다는 말도 덧붙인다. 옷을 벗는다고 하면 대부분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 부끄럽지 않은지, 어떻게 용기가 났는지.
전편에 썼듯 나는 거울 앞의 내 모습을 볼 때 부끄러웠다. 그렇지만 누군가가 내 몸을 보고, 그리고, 옮길 때에는 전혀 다른 몰입감과 느낌을 받았다. 날 성적 대상이 아닌 내 몸 자체로 보고 그려주는 것. 내 몸과 내 마음이 주는 느낌을 그대로 옮겨주는 것. 그리고 그사실을 믿을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사람들의 시선과 몰입감.
옷을 입고 있어도 나의 몸은 누군가에게 성적 대상이 되지만 오히려 옷을 벗고 누군가가 나를 그릴 때 나의 몸은 성적 대상이 아닌 그 자체가 된다. 물론 ‘그림의 대상’으로서의 대상화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성적 대상화에만 노출되던 내게 내 몸을 성적이지 않은, 그 자체의 느낌으로 봐준다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오늘은 나를 그려준 고마운 사람들의 작품들을 소개해볼까 한다. 한 달여의 기간 동안 변화한 내 몸과 그림들마다 담겨진 나의 느낌들, 몸이 성적 대상이 아닌 내 의도로서의 몸으로 비춰지는 모습들을 소개하고 싶어서 이 번외편을 준비하게 됐다.
* * *
아래는 본격적으로 모델일을 시작하기 전, 그림을 전공한 동생이 그려준 포즈들이다.
처음 내 몸을 누군가가 그려준 경험인 만큼 몰입감에 대한 첫 경험이기 때문인지
포즈들이 다소 거친 느낌이 있다.
1분 작업때는 둘 다 푹 몰입되어서 동생의 선도, 내 포즈도 아주 거칠다.
5분 포즈
5분 포즈
3분 포즈
3분 포즈
1분 포즈
1분 포즈
* * *
아래 그림들은 첫 스케줄로 나갔던 크로키 모임 작업물이다.
첫 스케줄이라서 긴장도 많이 했지만, 준비한 만큼 뿌듯했던 시간이었다.
일상, 직선, 탱고, 고통의 컨셉으로 진행했다.
1분 30초 포즈, 고통
3분 포즈, 탱고
3분 포즈, 탱고
5분 포즈,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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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그림들은 처음 갔던 크로키 모임에 두 번째 방문했을 때의 작업물이다.
두 번째인 만큼 여유가 생긴 모습이다.
준비한 컨셉은 일상, 쾌활, 슬픔, 관능.
5분 포즈, 일상
5분 포즈, 일상
5분 포즈, 쾌활
3분 포즈, 슬픔
3분 포즈, 슬픔
1분 30초 포즈, 관능
1분 30초 포즈, 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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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그림들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작업들이다.
20분 포즈, 1시간 포즈 등 고정 포즈들이 많다.
각 학과별로, 그리는 학생별로 그림의 느낌이 많이 다른 걸 느낄 수 있다.
1시간 포즈, 현대미술과
20분 포즈, 미술교육과
2시간 포즈, 현대미술과
5분 포즈, 웹툰과
20분 포즈, 미술교육과
20분 포즈, 디자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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