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그런 줄 알았지 / by 홍지연

그냥 그런 줄 알았지



아래에서 위로 흐르는 비를 맞으며

손바닥으로 걷는 것이 익숙해

그냥 그런 줄 알았지


피가 거꾸로 흘러

더 이상 숨을 쉴 수 없을 때

눈구멍으로 피를 토하면서

그렇게 세상이 검붉게 물들어도

그냥 그런 줄 알았지


똥구멍으로 아이를 낳고

발가락을 쪽쪽 물리며 아이를 기르고

머리카락으로 목을 졸라 죽여도


그래도 되는 줄 알았지

그냥 그런 줄 알았지



시인 홍지연이 말합니다.


소리치지 않아도 들릴 때까지
작은 목소리로 얘기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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