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이여, 내 친구가 되는 법을 알고 싶다면> / 팻 파커

백인이여, 내 친구가 되는 법을 알고 싶다면



첫 번째로 할 일은 내가 흑인이란 사실을 잊는

두 번째는, 내가 흑인이란 걸 절대 잊지 않는 것이다.


아레사라면 아무렴 무조건 좋아해야지.

그렇다고 내가 올 때 매번 그녀의 노래를 틀진 마시게.

베토벤을 틀 생각이면 그의 인생 역정을

늘어놓지 말고. 음악감상 수업은 우리도 들었다네.


당신 입맛에 맞다면 소울 푸드를 먹어 보시라.

그렇다고 내가 식당 위치를 찾아줄 거라고, 혹은

내가 요리해 줄 거라고 기대하진 마시고.


어떤 흑인이 당신에게 모욕을 주고

몸을 만지고 여동생을 강간하고 당신을 강간하고

당신의 집을 찢어놓는다면, 혹은 그저 멍청이에 지나지 않는다면

그에게 신체적 손상을 입히고 싶다고 해서

제발 내게 사과하지 마시라.

당신이 바보 아닌지 의심스러워진다네.


어쩌다 흑인이 백인보다 정말 더 좋은 연인이라고 믿더라도

내게 말하진 마시게. 수수료를 청구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네.


말하자면 그렇다네. 정말 내 친구가 되고 싶다면

애쓰지 마시게. 난 귀찮으니. 잊지 마시라.


(이필 譯)



    첫 두 행이 시 전체를 압도하고 있습니다. 문장을 읽는 순간, 우리는 시적 화자가 “흑인이란 사실을 잊어야 하는 동시에 흑인이란 사실을 잊어선 안 되는” 모순에 처하게 됩니다. 그래서 마지막 행에서 화자는 괜히 “애쓰지 말라”고 충고합니다. 흑인과 백인 간 우정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뜻이겠죠. 우정의 본질은 정서적 신뢰에 있기 때문입니다. 첫 두 행과 마지막 결론을 받쳐주는 나머지 문장들은 흑인이 일상에서 어떤 방식으로 대상화되고 문화로 소비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시에서 언급된 아레사 프랭클린은 소울의 여왕으로 불리는 흑인 가수이며 ‘소울 푸드soul food’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 영혼을 살찌우는 낭만적 의미의 ‘보양식’이 아닙니다. 노예 시대 남부 흑인들에게 소울 푸드는 ‘생존’을 위한 음식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정서적 공감 없는 우정은 소울 없는 음식과 같습니다. 


(글/ 이필)


팻 파커

흑인 레즈비언-페미니스트 시인이자 흑인 인권 운동가. 1944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태어나 가난한 가정에서 자랐다. 오드리 로드에 따르면, “인종 차별과 이성애주의를 제외하면 파커에 관한 어떤 소개도 필요 없을 것이다. 역동적이고 독창적인 목소리의 파커를 백인 중심의 기득권 시단詩壇에서 애써 지워왔다.” 17세에 캘리포니아로 이주해 샌프란시스코 주립대학에서 학위를 받았다. 1962년 흑인예술운동을 해온 극작가 에드 벌린즈와 결혼을 했지만 남편의 신체적 학대로 인해 3년 만에 헤어졌다. 재혼을 했지만 곧 결혼의 무용함을 깨닫고 1960년대 후반, 레즈비언으로서 자신을 정체화했다. 1968년부터 여성 회관, 책방, 커피하우스, 기타 레즈비언-페미니스트 공간에서 시 읽기를 시작했다. 1969년 오드리 로드를 처음 만났고, 그후 절친한 친구이자 동료로서 오래 함께했다. 1970년대에는 ‘블랙 팬더 운동’에 적극적이었으며 다양한 퀴어해방운동에 참여했다. 1980년 ‘흑인여성혁명회의’를 설립해 ‘여성출판집단’을 지원했다. 시집으로 『존스타운과 광기」(1985년), 『여성 학살』(1978년), 『검은 옷을 입은 운동』(1978년), 『정차』(1975년), 『나 자신의 아이』(1972년)가 있다. 2018년 지난해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For the white person who wants to know how to be my friend


by Pat Parker

The first thing you do is to forget that I’m Black.

Second, you must never forget that I’m Black.


You should be able to dig Aretha,

but don’t play her every time I come over.

And if you decide to play Beethoven ― don’t tell me

his life story. They made us take music appreciation too.


Eat soul food if you like it,

but don’t expect me to locate your restaurants

or cook it for you.


And if some Black person insults you,

mugs you, rapes your sister, rapes you,

rips your house, or is just being an ass ―

please, do not apologize to me

for wanting to do them bodily harm.

It makes me wonder if you’re foolish.


And even if you really believe Blacks are better lovers than

whites ― don’t tell me. I start thinking of charging stud fees.


In other words ― if you really want to be my friend ― don’t

make a labor of it. I’m lazy. Remember.


from Movement in Black, 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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