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 / by 정수





시야를 가득 채운 여백

그 위를 어슬렁대던 문자들이 점 점 작아지더니 흔적도 없다.

거기에 무언가 있었는지 대부분 알지 못한다.

 

내가 어떤 문장이었던 적은 있을까.

귓바퀴 구석구석을 멤도는 들리지 않는 메아리.


나는 존재하지 않는 것.

그것은 내 타고난 천직이다.


나는 거대하다.

네 눈에 온전히 담기엔 한없이 펼쳐진 커다란 여백

네가 찢고 때 묻힌 커다란 흔적은 내 코에 작게 붙어있는 점

애잔하게 안겨 있던 그 점은 점 점 작아지더니 흔적도 없다.



시인 '정수'는, 

림을 그리고 사부작거리며 시도 씁니다.


나를 피폐한 동굴 속에서 허우적거리게 한 모든 것들.

기다려요.

지금 죽이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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