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큘러스> / 샐리 웬 마우

오큘러스

 

 

오늘 아침 나는 죽은 여자의 라이브

포토 피드를 본다. 이틀 전 그녀는 자신의 심경을 업로드했다.

 

나는 차마 견딜 수 없다. 슬픈 사진 캡션과

여자의 검은 눈동자, 부글거리는 거품처럼 발광하는

 

얼굴의 공백을. 차마 견딜 수 없다. 이타카의 눈雪은

어찌나 퍼붓는지, 다리 위로 점점 차오르는 수위,

 

옷 아래 감춘 내 손을 잡을 수도 없고

여기 있는 나를 볼 수도 없다. 이 불모의 토끼굴에서,

 

파괴된 사물들의 소란 속에서, 따분한 스캔들을 엿보는 구멍에서.

나는 그녀의 남자친구 동영상을 보고 있다.

 

치맛단 위로 스타킹이 말려 올라갈 때 속삭이는 남자.

얌전히 굴어, 자기야. 그래야 널 내 아내로 만들 수 있지.

 

죽은 여자는 어떻게 떨어졌을까. 누군가 잡아줄 손을 기다리면서,

누군가 바라봐줄 눈目을 기다리면서, 조명이 켜졌고

 

여자는 사진을 찍으려고 포즈를 취했다, 긴 속눈썹은

축축하게 젖었고 두 다리는 가시처럼 뾰족하고 희다.

 

창문은 상하이 시내를 내려다보고 있고 커튼은 드리워져

황푸강 위로 그림자를 던진다.

 

겨우내 강물은 얼어붙어 메마른, 핏기 없는

줄기 같다. 밤의 불빛은 왜

 

그처럼 많은 약속을 하는 걸까? 그녀는 죽기 전에

렌즈를 문질렀다. 여전히 살아 있는 얼룩.

 

그 얼룩이 침대 모서리를 검게 그을리는 것을 보았다.

 

(이필 譯)

 

시의 제목 ‘오큘러스Oculus’는 ‘눈eye’이란 뜻의 라틴어입니다. 2014년 한 인스타그램 계정이 젊은 여성의 자살로 보이는 일련의 사진들을 올립니다. 연인과 결별 후 그녀는 상하이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자신의 방 창가에 앉아 마지막 ‘셀카’를 찍습니다. 사진은 폭발적인 조회 수를 기록합니다. 화자는 뉴욕 주, 이타카에 있는 자기 집 침대에 누워 이 장면을 휴대전화로 보고 있습니다. ‘보는 것’과 ‘보이는 것’의 역설. 셀카 속 얼굴은 공백의 이미지입니다. 얼굴은 다만 화면일 뿐, 그 화면 위로 우리 자신의 불안과 열망, 환상을 투사합니다. 이미지들 뒤에서 우리가 숨기고 싶어 하는 자아, 이 슬프고 아름다운 자아를 대신하여 시인이 개입합니다. 자신을 바라봐줄 연인의 눈 대신 수많은 낯선 엿보는 눈들이 있습니다. 잡아줄 손을 기다리는 여성에게 더 쓰디쓴 고통을 안겨주는 것은 화자의 손에 쥐어진 휴대전화입니다. 우리 스스로 끌어들인 타자의 ‘시선’을 물리치는 것은 이제 어려워 보입니다. 죽기 전에도 렌즈를 문질러 닦고 있으니까요.

 

(글/그림 이필)

 

샐리 웬 마우

중국 출신의 시인. 양쯔강 옆 우한에서 태어나 미국 보스턴에서 성장했으며 현재 캘리포니아에서 살고 있다. 2014년 첫 시집 『미친 꿀에 관한 학술대회Mad Honey Symposium』로 2017년 ‘손수레 상Pushcart Prize’과 2016년 ‘에이미 상Amy Award’을 수상했으며 ‘2013년 미국 베스트 시’에 선정되었다. 2019년 1월 비주얼 시집 『오큘러스Oculus』를 펴내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과 상하이의 ‘스와치 예술평화 호텔’에서 창의적 글쓰기 레지던시 작가로 활동했다.

 

 

OCULUS

by Sally Wen Mao

 

This morning I peruse the dead girl’s live

photo feed. Two days ago, she uploaded

 

her confessions: I can’t bear the sorrow

captions her black eyes, gaps across a face

 

luminescent as scum. I can’t bear Ithaca snow—

how it falls, swells over the bridges,

 

under my clothes, yet I can’t be held

or beheld here, in this barren warren,

 

this din of ruined objects, peepholes into boring

scandals. Stockings roll high past hems

 

as I watch the videos of her boyfriend, cooing:

behave, darling, so I can make you my wife.

 

How the dead girl fell, awaiting a hand to hold,

eyes to behold her as the lights clicked on

 

and she posed for her picture, long eyelashes

all wet, legs tapered, bright as thorns.

 

Her windows overlook Shanghai, curtains drawn

to cast a shadow over the Huangpu river,

 

frozen this year into a dry, bloodless

stalk. Why does the light in the night

 

promise so much? She wiped her lens

before she died. The smudge still lives.

 

I saw it singe the edge of her bed.

 

from Sally Wen Mao, Oculus, Graywolf Press,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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