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여기서 끝날 거예요> / 조이 하르조

세계는 여기서 끝날 거예요

 

 

    세계는 키친 테이블에서 시작합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린 먹고 살아야 하니까요.

 

    땅이 준 선물로 식사가 준비되고 테이블에 차려집니다. 식탁 위 풍경은, 천지창조 이래 언제나 그러했고 내일도 그럴 테니까요.

    닭이나 개는 우리 식탁에서 쫓겨난답니다. 식탁 모서리에선 아기들의 이가 나기 시작하고요. 식탁 아래에선 아기들의 무릎이 긁혀가지요.

 

    바로 이곳에서 아이들은 가르침을 들어요. 인간이 된다는 게 무슨 뜻인지를 말예요. 식탁 앞에 앉아 우린 남자들을 만들고 여자들을 만들어요.

 

    이 식탁에서 우리는 수다를 떨고 적병들과 죽은 연인들의 유령을 불러냅니다.

 

    간밤 꿈들이 우리와 함께 커피를 마셔요. 꿈은 우리 아이들에게 어깨동무를 해줍니다.

 

    축 처진 우리의 가엾은 자아를 보고 함께 웃음을 터뜨려요. 그리고 다시 한 번 식탁 앞에서 우리 자신으로 돌아갑니다.

 

    이 식탁은 빗속의 집, 햇빛 아래 파라솔.

 

    전쟁은 식탁 앞에서 시작되어 식탁 앞에서 끝났어요. 이곳은 공포를 숨기는 장소, 끔찍한 승리를 축하하는 장소.

 

    이 식탁에서 우린 아이들을 낳았고 부모님을 여기 묻어 드릴 준비를 합니다.

 

    이 식탁에서 우린 기쁨과 슬픔의 노래를 불러요. 고통과 후회의 기도를 드려요. 우리는 감사를 드려요.

 

    세계는 아마 키친 테이블에서 끝날 거예요. 그러는 사이 웃고 울고, 우리는 마지막 한 조각 달콤함을 베어 먹을 거예요.

 

(이필 )

 

이 시는 언뜻 세계의 파멸, 즉 아포칼립스를 이야기하려는 것처럼 보입니다. 세계의 시작과 끝이 키친 테이블에서 이루어집니다. 식탁은 단순히 우리가 밥을 먹는 장소이기도 하지만 이 시에서는 추상적인 상징으로 발전합니다. 우리가 식탁 주변에서 변화하고 성장해왔습니다. 탄생과 죽음, 성장과 고통, 사랑과 전쟁. 인류 역사상 최악의 것과 최상의 것이 나란히 식탁 위에 차려집니다. 이분화된 세계가 식탁 앞에서 기쁨과 슬픔의 노래를 부르며 서로를 연결하고 더 가까이 끌어당깁니다. 키친 테이블은 개방과 환대, 지지의 장소입니다. 판단을 멈추고 사람들을 불러 모읍니다. 분리, 해체된 자아가 식탁 앞에서 통합되고 치유되어가는 과정, 이 시가 갖는 힘은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하르조의 인디언 플롯 연주 장면을 여기에 링크합니다. 14:15를 놓치지 마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fJJLtJnl8qM


(/그림 이필)

 

조이 하르조

북미 원주민 여성 예술가, 시인이자 음악가이다. 1951년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태어났다. 주로 오클라호마주에 사는 북미 원주민 부족 머스코기 크리크(Muskogee Creek)의 문화유산에 깊은 영향을 받으며 자랐다. 북미 인디언으로서 그의 정체성은 많은 작품들에 영감을 주었다. 뉴멕시코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했으며 윌리스 스티븐스 상Wallace Stevens Award’을 수상했다. 1975년 출간한 첫 시집 마지막 노래The Last Song에서 그는 미국 원주민의 착취와 고난의 역사를 그리고 있다. 1990년에 출간한 미친 사랑과 전쟁 속에서In Mad Love and War는 가장 유명한 작품집으로, 미국 원주민이 직면한 정치적 어려움을 현대적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 외에도 하늘에서 떨어진 여자The Woman Who Fell From the Sky(1994) 등 여러 권의 시집을 펴냈다. 그의 시는 주로 미국 남서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미국 동시대 시문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로 여겨지고 있다.

 

 

Perhaps the World Ends Here

 

by Joy Harjo


The world begins at a kitchen table. No matter what, we must eat to live.

 

The gifts of earth are brought and prepared, set on the table. So it has been since creation, and it will go on.

 

We chase chickens or dogs away from it. Babies teethe at the corners. They scrape their knees under it.

 

It is here that children are given instructions on what it means to be human. We make men at it, we make women.

 

At this table we gossip, recall enemies and the ghosts of lovers.

 

Our dreams drink coffee with us as they put their arms around our children. They laugh with us at our poor falling-down selves and as we put ourselves back together once again at the table.

 

This table has been a house in the rain, an umbrella in the sun.

 

Wars have begun and ended at this table. It is a place to hide in the shadow of terror. A place to celebrate the terrible victory.

 

We have given birth on this table, and have prepared our parents for burial here.

 

At this table we sing with joy, with sorrow. We pray of suffering and remorse. We give thanks.

 

Perhaps the world will end at the kitchen table, while we are laughing and crying, eating of the last sweet bite.

 

 

from Joy Harjo, The Woman Who Fell From the Sky, W. W. Norton and Company Inc.,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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